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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2011/12/20 15:31


잔디가 자라는 속도,
정 많은 나뭇가지가 가을바람에 나뭇잎을 하나씩 하나씩 내려놓는 속도,
그 똑같은 나무가 다부진 가지마다 이미 또다른 봄을 준비하고 있는 속도,
아침마다 수영장 앞에서 만나 서로 눈인사를 주고받는 하얀 강아지가 자라는 속도,
내 무릎 사이에서 잠자고 있는 고양이가 늙어가고 있는 속도,
부지런한 담쟁이가 기어이 담을 넘어가고 있는 속도,
바람이 부는 속도,
그 바람에 강물이 반응하는 속도,
별이 떠오르는 속도,
달이 차고 기우는 속도,

내 인생을 움직이는 질문, 내인생을 움직이는 질문은 오직 하나.
어떻게 하면 그 속도에 내가 온전히 편입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동차 달리는 속도가 아니라 잔디가 자라는 속도로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 숨쉬는 속도가 바닷가 파도치는 속도와 한 호흡이 될 수 있을까.

내 인생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 박웅현 '내 인생의 질문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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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t21
잡스러운 이야기2011/12/20 08:15

딸아이 독창 부분을 오래된 디카로 아내가 동영상 캡쳐 해 왔는데...

심하게 흔들림.

한쪽 손 처리가 어색함. ^^
 

Posted by alt21
B+ 급 좌파2011/11/14 17:41

주말 오후,  알지 못하는 발신자 번호로 부터 오는 전화는 받지 않는 편인데
국번에 031로 찍혀  받았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진보신당 경기도당 XX에 출마한... "
"수고 많으시네요.. 좀 어떤 가요.. 탈당 많이 하지 않았나요?"
"경기도가 제일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준비된 멘트를 하려고 하기에 말을 막아선다.
"머.. 공약이야 사이트 들어가서 보면 되구요... 아무튼 어려운 시기네요.
힘내시구요.. 수고하세요. 잘 될 겁니다."

약간 떨리는 목소리가 전해 지는 느낌. 


저녁식사를 하며 서울 시청에서 전국 노동자 대회가 그럭저럭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별 무리 없이 끝났다는 뉴스를 보며
아내에게 뜬금없이 한마디.
'당신이 언제 탈당할 거냐고 물었지? 대답할께...
탈당 안할 거야.  '진보정치의 외길'(?) 을 가기로 결심했어...^^'

아내가 말한다.
'연말 정산 서류나 잊지 말고 제때 보내달라고 해...'

아내는 매달 빠져나가는 2만원의 당비와,
그 당비만큼도 힘을 못쓰는,
멀 하자는 건지도 모를  그  '진보를 하겠다던 당'이
별로 못마땅했는지,
그리고 이름만 달랑 올려 놓았을 뿐인 당을 가끔 욕하는 남편을 보고
탈당이라는 정치적 결심을 충동질 했었다.



'오르고 싶지 않은 무대에 오르며'라는 제목의 출사표를 던지고
홍세화가 당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시어질 때까지 수염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다던,
진보의 긴 행렬의 끄트머리를 지키며 사랑하고 참여하고 연대하고 싸우다 사라지는 것이
소망이라던 사병이 총대를 잡았다.

정치를 잘 모르는 진보 정당에,
그리고 여기저기서 욕먹을 일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당에
두려운 것은 '의미없는 고통뿐'이라는 그의 말이 머리속에 계속 뱅뱅 돈다.
 
'이제 희망을 접습니다..'류의 쉴드치는 글 하나 남기고 보따리 챙긴 이들의
'조석으로 바뀌는 그 희망이라는 넘의 실체'도 궁금하고
'떠날 넘들을 빨리 나가라. 우리끼리 할란다'라고 침뱉는 이들의
지랄 같은 심성도 마찬가지다. 이래가지고야...

내부사정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용과 형식이 달라진다 한 들
'날 샌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업자들은 쉽게도 잘 바꾸더만...
빌어먹을 '정치 사상'을 바꿀 수는 없는 거 아니겠나 싶다...

정치의 계절이다. 술처먹고 횡설 수설하고 다음날 속 쓰릴 일 밖에 남아있지 않은.
Posted by alt21